제 14 과 초대 교부들이 가르친 경제 윤리(1)

작성자 외마
작성일 17-09-02 07:41 | 조회 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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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쓰니라 사람마다 두려워하는데 사도들로 말미암아 기사와 표적이 많이 나타나니 믿는 사람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또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 주며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2:42-47)

 

오순절 성령 강림 이후 탄생한 초대교회는 자발적인 경제적 코이노니아(Koinonia)를 통해 예수님의 희년 말씀을 몸으로 실천하며 살았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토지와 자본을 공유로 하고 공동 생산, 공동 분배하는 공산주의 공동체가 아닌 필요가 있을 때마다 땅과 집을 스스로 팔아 나누는 자발적인 희년을 실천하였습니다.

 

이런 초대교회의 경제적 코이노니아는 교회 부흥의 큰 원동력이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독교를 공인한 이후 기독교는 점점 돈과 권력을 추구하면서 타락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초대교회의 자발적인 희년 실천과 경제적 코이노니아도 점차 사라져 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희년과 경제적 코이노니아를 외쳤던 사람들이 바로 초대 교부들입니다.

 

김유준 교수는 <희년, 한국 사회, 하나님 나라>(홍성사)에서 초대 교부들은 4세기까지 이어진 수많은 박해와 역경 속에서도 순교의 신앙으로 참된 제자의 모범을 보여 주었으며 로마제국 당시 교부들은 거대한 로마제국의 권력과 부를 거머쥐고 탐욕에 빠져 있는 사람들을 향해 정의로운 삶을 살도록 외치면서 선지자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합니다.

 

대박해가 지난 후 많은 교회 성직자들은 지주 계층에 속하게 되었고 교회는 3세기 초부터 재산을 취득하기 시작했다고 김유준 교수는 설명합니다. 또 초대교회의 성직자는 성직과 함께 다른 직업을 통해 생계를 꾸려야 했지만 점차 전임 사역자가 생기고 성직보수를 받기 시작하였으며 4세기에는 황제나 후원자들의 유산과 헌금으로 교회가 대토지를 획득했다고 김유준 교수는 말합니다.

 

초대 교부는 희년 말씀을 선포하고 실천한 선지자

초대교회는 희년 말씀을 어기면서 많이 가지고 있던 땅과 집을 자발적으로 팔아 나눔으로써 부흥한 것과는 정반대로 교회가 땅과 권력을 가지게 되면서부터 부패하였습니다. 자발적인 희년 실천이 교회에서 점점 사라지던 시대에 초대 교부들은 토지를 독점하여 인간을 노예화하는 당시의 불의한 경제체제를 정의로운 희년 사회로 개혁하도록 설교 강단에서 외치면서 삶의 모범을 보였다. 초대 교부들은 한마디로 희년 말씀을 선포하고 실천한 선지자였습니다.

 

초대 교부들은 토지사유제를 정당화하는 당시의 제도와 법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토지와 자연 자원의 사적 소유는 무신론 혹은 우상숭배라고 가르쳤습니다. 초대 교부들은 토지에 대한 인간의 기본적인 생득권(birthright)을 주장하면서 토지 독점을 단호히 거부하면서 경제적 코이노니아를 강조했습니다. 교부들이 외친 것은 다름 아닌 초대교회의 자발적인 희년 실천과 경제적 코이노니아로 돌아가자는 말이었습니다.

김유준 교수는 초대교회의 경제적 코이노니아의 이상은 4세기 기독교 공인으로 인해 점차 사라져 갔지만 수도원 생활을 통해 새로운 장이 열렸고 금욕과 청빈의 삶을 강조한 수도원 운동은 물신 숭배를 거부하였으며 암브로시우스, 크리소스톰, 어거스틴 같은 4세기 교부들은 사유재산을 포기하고 공동생활의 모범을 보였다고 말합니다.

 

또 초대 교부는 자신의 재산을 아낌없이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줌으로써 공동체 안에서의 참된 풍요로움이 무엇인지 삶을 통해 보여 주었고 토지에 대한 소수의 독점적 권리를 강력히 비판하면서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천부인권으로서 희년 사상을 강조하였다고 김유준 교수는 말합니다.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 : 부의 목적은 소유와 축적이 아닌 사용과 자족, 코이노니아

알렉산드리아의 교부 클레멘스는 부와 재산의 목적을 한마디로 자족(autarkeia)과 코이노니아(Koinonia)로 요약했습니다. 또한 부의 목적은 사용이며 소유와 축적이 아니라고 가르쳤다.

 

클레멘스는 인간이 다른 사람들과의 코이노니아 속에서 존재한다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먼저 자신을 인간들과 함께 코이노니아 하셨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부도 다른 사람들과 코이노니아 하는 것은 마땅하다고 클레멘스는 가르쳤다. 또한 클레멘스는 인간의 소유권은 본질적으로 코이노니아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레멘스는 물질적 재산이 악하며 가난이 미덕이라고 가르치는 사람들의 주장에는 반대했습니다. 클레멘스는 절대적 소유권에 대해서도 반대했지만 절대적 무소유에 대해서도 반대했습니다. 클레멘스는 물질적인 부는 공급자이신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선물이며 부의 진정한 본질은 모든 사람의 필요를 섬기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절대적 소유권에 관한 로마법 철학을 거부하면서 물질적인 부는 하나님이 모든 사람에게 주신 선물이며 대다수가 빈곤 속에서 고통당하고 있는데 소수가 사치스럽게 살아서는 안 됩니다.고 선포했습니다. 클레멘스는 오히려 부를 나눔으로써 구원을 얻을 수 있고 부를 생산하는 원천인 토지는 모든 사람이 사용하도록 공유물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가이사랴의 바실리우스 : 토지에 대한 권리는 숨 쉬는 권리와 같다

가이사랴의 감독 바실리우스는 자신의 모든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 주고 세속을 떠났다가 370년에 가이사랴의 감독인 유세비우스가 죽자 후임 감독으로 선출되었습니다.

바실리우스는 모든 사람이 숨 쉬는 공기에 대해 평등한 권리를 갖는 것처럼 모든 사람은 근본적으로 토지에 대한 평등한 권리를 갖는다고 말했습니다. 바실리우스는 토지의 생산 소득은 존재하는 만물을 몸소 직접 보전하시며 살아 있는 만물의 생존을 위해 땅을 생산적으로 만드시는 하나님 덕분에 생긴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하나님의 섭리가 소수의 이익만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으며 이런 불공평은 틀림없이 인간의 죄악이 가져온 것이라고 바실리우스는 생각했습니다. 바실리우스는 하나님께서는 만물의 아버지이시며 공급자이시기 때문에 소수의 부자는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이 사용하도록 만드신 토지에 대한 약탈과 강탈을 멈추어야 한다고 선포했습니다. 바실리우스는 모든 사람은 모든 것을 소유하면서 인간이라는 한 가족 안에서 동일한 공동 자연에 참여하며 즐거워할 수 있다고 가르쳤다.

 

밀라노의 암브로시우스 : 토지를 가로채 공유자들을 배제하는 것은 미친 짓

밀라노의 감독 암브로시우스는 수사학과 법률을 공부해 변호사로 일했다고 합니다. 392년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기독교를 국교로 삼았을 때 가난한 사람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개혁을 추진했고 밀라노의 감독이 되자 자신의 엄청난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합니다.

 

암브로시우스도 386~389년경에 토지사유제를 비판하는 <이스르엘인 나봇>을 저술하여 땅은 모든 사람이 공유하도록 만들어졌다고 선포했습니다. <6일간의 천지 창조>에서는 잠언22:28절 말씀을 언급하며 지계표를 옮기지 말아야 함을 강조하면서 재산에 관한 개인의 사적 소유권은 공동의 목적에 의해 제한되어야 하며 참된 필요가 소유권의 한계를 결정한다고 가르쳤다.

 

암브로시우스는 자연에 따르지 않고 무제한적으로 토지를 가로채 땅으로부터 자연의 동료 공유자들을 배제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암브로시우스는 자연은 원래 모든 사람을 위해 공유물로 만들어졌다고 가르쳤다.

 

암브로시우스는 하나님께서 만물을 공동으로 소유하도록 창조하셨고 자연은 공동 권리의 원천이며 사적 권리는 공동 권리를 강탈하는 것이라고 가르쳤다. 또 자연 안에서 인간은 평등하다는 것과 함께 자연의 평등한 혜택에 대한 인간 존재로서의 당연한 권리를 주장했습니다.

 

암브로시우스는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에게 줄 때 진정한 의미의 재물이 되는 것이고 그것은 하나님을 채무자가 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암브로시우스는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에게 부를 재분배하는 것은 가난한 사람들의 것을 다시 되돌려 주는 반환 행위로 보았습니다. 또 소수에게 부가 집중되어 있는 것은 다수의 가난한 사람들의 천부인권을 박탈했기 때문이라고 보았습니다.

 

암브로시우스는 재산과 부가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선하거나 악하다고 보았으며 소유권의 본질은 천부인권을 박탈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부여받은 권리를 즐기도록 돕는 수단이라고 가르쳤다. 암브로시우스는 어떤 사람이 재물을 자기 소유라고 주장할 때 오히려 우리가 공유하는 재물을 잃게 된다고 역설했습니다. 또 무제한적인 축재(蓄財)를 합법화하여 탐욕을 조장하면 오히려 빈곤을 가져오게 된다고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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