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인증제도
본문
"너희 중의 누가 망대를 세우고자 할진대 자기의 가진 것이 준공하기까지에 족할는지 먼저 앉아 그 비용을 계산하지 아니하겠느냐 그렇게 아니하여 그 기초만 쌓고 능히 이루지 못하면 보는 자가 다 비웃어 이르되 이 사람이 공사를 시작하고 능히 이루지 못하였다 하리라" (눅 14:28~30)
우리나라만큼 ‘자격증’과 ‘인증’을 좋아하는 나라가 또 있을까? 족히 수 백 가지가 넘는 ‘자격증’과 ‘인증’과 ‘규격’들이 이 땅에 존재한다. 심지어 ‘한자자격’도 있다. 교만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어릴 적부터 연로하신(다른 친구들의 할아버지뻘) 선친(先親) 덕으로 초등학교 때 천자문을 다 떼서인지 나는 한자를 많이 아는 편이지만 자격증은 없다. 나는 그 작격증이 왜 필요한 것인지 지금도 의아해 한다.
각종 채용과 구직현장의 넘쳐나는 지원자들 중 자신들에게 필요한 인재를 골라내기 위한 변별력을 증대시키기 위함이라는 명목아래 누군가 이재(理財)와 재화(財貨)에 밝은 머리 좋은 이가 만든 제도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것도 어디 한 두 가지인가? 부모들은 학원비를 대기위해 가랑이가 찢어지고 애새끼들은 대가리가 터진다.
우리나라의 여러 가지 인증제도는 말로하기 숨차다. 달걀의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어 온 나라가 시끄러운 ‘친환경인증’제부터 시작하여 KS, HACCP, ISO, 6Sigma 등 현행 우리나라에서 시행하는 인정, 인증규격은 수 백 가지에 이른다.
그런데 전직 ISO 9000 / 14000(품질경영 및 환경경영 인증규격)심사원으로 국내외 기업 수백 곳을 컨설팅하고 심사한 사람으로서 밝히건데 대부분 우리나라의 기업과 기관에서는 ‘인증을 위한 인증’을 추진한다. 어렵게 ‘테스크 포스’팀을 만들어 인증을 어렵게 받은 다음은 인증서를 동판에 새기고 사진 찍어 겅ㄹ어 놓고는 곧 잊는다. 예컨대 자기들의 기업 발전과 직원들과 제품의 완성도 그리고 조직을 포함한 생산 시스템의 수준 높은 구축이 목적이 아니라 정부에서 보조금을 더 받기위해, 관급 공급이나 공사에 가산점을 받기 위해, 실소가 나오는 것은 옆 회사에서 받았으니까....
그러니 몇 천 만원에서 수억에 이르는 비용을 들여 인증을 받고 나서는 ‘사후관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관련 기록과 서류는 다음 정기심사 시까지 서가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꽂혀 있기 마련이다. 심사 시, 수 도 없이 목격하고 지적하는 대목이다.
터진 것은 ‘달걀’이지만 ‘터질 것’은 한 두 가지, 한 두 곳이 아니다. 관리가 이루어지 않는 모든 제도와 규격은 ‘거짓’이다. 교회에도, 기업에도, 학교에도, 정부에도, 지자체에도 말도 다 못하게 존재한다. 용두사미(龍頭蛇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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